아빠, 그냥 대충 빨리 답만 말해 주면 안 돼?”
“대충 답을 찾으면, 대충 살게 돼.”
철학도 조기 교육이 필요하다
부모는 아이가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잘 살아가길 바라며 어릴 때부터 영어, 경제 교육을 시킵니다.
그런데 이보다 더 중요한 교육이 있습니다. 바로 철학 교육입니다.
아이가 태어났을 때는 아는 것이 아무것도 없지만 가족, 친구, 학교 등과 만나 사회화를 통해 얻은 지식을 바탕으로 자기 생각이 생깁니다. 그런데 사회화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도 계속 일어나므로 자신의 생각을 되짚어 보지 않으면 삶의 주인이 될 수 없습니다.
철학 교육은 소크라테스가 어떤 말을 했는가를 외우는 것이 아니라, 어떤 현상이나 사물에 대해 ‘왜 그럴까?’, ‘어떻게 했을까?’ 하고 아이 스스로 생각할 수 있도록 이끌어 삶의 주인이 되게 합니다.
철학적 사고를 키우는 데 가장 필요한 것은 그동안 자신이 생각했던 것을 비판적으로 되새겨 보는 것입니다. 대화와 토론이 가장 큰 장치이지만 또래와의 대화와 토론은 사회 현상을 이해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부모가 대화와 토론에 참여해 사회 현상을 이해시켜야 합니다. 하지만 아이가 갑작스런 질문 공세를 퍼부으면 부모도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부모 세대는 정답을 찾아내는 데는 익숙하지만 질문을 통해 여러 개의 답 중 하나를 스스로 찾아가는 훈련을 받지는 않았기 때문입니다.
철학은 물음표를 해결하는 과정
《아빠, 게임할 땐 왜 시간이 빨리 가?》에서 아빠는 시간, 죽음, 차이, 자유와 책임, 전쟁과 평화, 행복에 관한 이야기를 두 딸과 주고받습니다. “아빠, 그냥 대충 빨리 답만 말해 주면 안 돼?”라고 묻는 딸들에게 “대충 답을 찾으면, 대충 살게 돼.”라며 쉽사리 답을 알려 주지 않는 아빠의 모습은 불친절한 것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빠와 대화하는 동안 두 딸은 스스로 답을 찾는 과정을 즐기고 생각의 힘을 키워나갑니다. 철학이 비로소 시작됩니다.